"칫!"
건담 라지엘의 콕핏에서 그라베는 작게 중얼거렸다.
그와 그의 애기는 궁지에 몰려있었다. 어떤 이우로 AEU로 향한 그는 갑자기 헬리온 대부대와 조우하고 말았다.
그것은 베다도 예측하지 못한 사태였다. GN입자를 산포하며 비행하고 있던 라지엘은 이미 적 부대와의 전투를 피할 수 없는 거리에 있었다.
"조금만 더 빨리 눈치챘다면……"
거리를 벌린다면 착륙한 뒤 GN스텔스를 통해 기체를 숨기고 상황을 무마할 수가 있다. 하지만 GN스텔스의 발동 조건은 기체가 정지해 있을 것. 현재의 거리에서는 무리다.
적은 AEU-05/00 헬리온 미듐. 헬리온 00년 형이라고도 불리는 기체이다. 그 전까지의 주력기였던 AEU-05/92 헬리온 이니티움을 개량한 기체로, 무장이 활강포에서 리니어 라이플로 강화되어 있었다.
숫자는 12대. AEU에서는 한 소대당 4대가 기본이므로 세 소대가 출동했다는 것이다.
그 시대의 전력으로선 상당한 규모다. 하지만 '건담의 적'으로서는 그리 대단하진 않다.
문제는 이만한 적과 전투를 벌이고 건담의 정보를 외부로 흘리지 않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건담의 전투력이 아무리 높다고 한들 적을 한번에 완전 격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파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면 적을 놓칠 확률이 증가하며, 한 대라도 놓친다면 건담의 존재가 외부로 새어나가게 될 것이다.
게다가 적은 비행형태의 헬리온. 공중에서의 비행속도는 건담보다도 빠르다. 건담은 GN입자의 효과에 의해 공중에서 안정된 기체제어가 가능하지만 공기역학에 큰 영향을 받는 '비행속도'는 거기에 적합한 형태의 헬리온이 더 유리하다.
"놓치지 않고, 한번에 전부 쓰러뜨린다."
그 외의 선택지는 그라베에게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타임 리미트를 설정했다. 47초. 그걸로 전부 끝낸다.
적은 모두 라지엘이 산포하고 있는 GN입자의 영향을 받고있다. 통신도 레이더도 사용 불가능한 상태이다.
"선수를 친다!"
우선 한 발. 라지엘의 라이플에서 고농도 입자가 뿜어져나온다. 빛의 띠 끝에는 큰 화구가 생겼다.
그 화구를 무시한 채 적이 달려들었다. 적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리라. 그 혼란은 그라베를 유리하게 만든다. 적이 냉정하게 건담을 '이길 수 없는 적'으로 판단하여 '철수'를 선택해서는 안된다.
라지엘이 양 어깨의 대형 스러스터에서 대량의 GN입자가 방출하며 적 부대에게 다가간다.
이동 하면서도 사격을 계속한다.
"둘, 셋, 넷!"
한 발에 한 대씩 적의 숫자가 줄어든다.
전투개시 후 12초만에 한개 소대를 격파했다.
그 쯤 적 부대의 혼란은 더욱 더 커진 상태였다. 진형이 무너져 다들 제각각 비행하고 있다.
그 한가운데로 뛰어든 라지엘은 어깨의 스러스터를 사용하며 주변의 적을 차례차례 저격해 나간다.
삐빅!
갑작스레 라지엘의 콕핏에서 작은 경고음이 울렸다. 하나의 게이지가 그 이유를 보여주고 있었다. 라지엘의 라이플이 사용한계를 맞이한 것이다.
"에너지 부족……"
건담에는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태양로가 탑재되어 있다. 하지만 고농도의 입자를 필요로 하는 빔 라이플은 GN콘덴서에 저장된 입자가 바닥나면 다시 입자가 충전될 때까지 한동안 쏠 수 없게 된다.
애초에 정찰 미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라지엘은 공격력을 중시한 기체가 아니다. 장비한 라이플도 그 특성에 맞춘 물건이다. 공격력 낮게 한 대신 원거리 사격능력을 높인 것이다. 형태도 다른 건담의 라이플돠 비교해 얇고 가볍다. 그 만큼 다루기는 편하지만 탑재된 콘덴서도 소형이며 에너지 소모도 빠르다.
"공격은 라이플 만이 아니다!"
라지엘은 눈앞에 다가온 헬리온 한 대에게 발차기를 먹였다. 공중전 형태의 헬리온은 격투가 가능하게 만들어져 있지는 않았다. 당연한 것이지만 공중에서 모빌슈츠에게 걷어차이는 것 따위는 상정되지 않았으니까.
걷어차인 헬리온은 그대로 추락해 버렸다.
"전기 격파……완료."
그라베는 다소 흐트러진 숨을 토했다.
타이머는 전투 개시로부터 46초를 가리키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요, 그라베. 힘들었지~."
그라베의 긴급통신을 받은 솔레스탈 빙은 즉시 지원 멤버를 보냈다. 힉서 펠미, 샬 아쿠스티카, 이안 바스티, 그리고 죠이스 모레노, 이 네 명이다.
"그건 그렇고 화려하게 저질렀네."
격추당한 기체에는 전부 스텔스 시트가 씌워져 있다. 이것은 주변의 풍경과 같은 영상을 비추는 막이다. 접근해 온다면 완전히 숨길 수 없다. 어디까지나 응급처치일 뿐이다.
"베다의 정보를 전하겠습니다."
단말을 손에 든 샬이 그라베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사무적인 어투로 보고한다.
"적은 인혁련 군에 의한 침공에 관한 정보를 얻고 긴급 스크램블로 나간 기체입니다. 예기치 못한 발진이었기 때문에 베다도 예측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베다도 좀 제대로 해 줬으면 하는데 말이야~. 우리도 의지하고 있으니까. 저기, 그라베."
힉서가 운을 띄웠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베다의 미래예측은 확률상의 수치일 뿐이니. YES, NO가 확실한 답은 나오지 않아."
그라베의 설명에 샬이 보충했다.
"모든 걸 알 수 있다면……아무런 사고도 불행도 일어나지 않을 테고……"
샬이 과거 자신에게 일어난 사고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 때는 베다가 인정한 미션 중이었으니까. 거기서 사고가 일어났으니 푸념하고 싶어지는 샬의 마음도 모를 것은 아니다.
"......"
세 명 무거운 침묵이 퍼진다.
힉서는 용기를 내 무언가를 말하려 했으나, 말을 다시 삼켰다. 역시 이런 분위기에서 사람을 웃길 자신은 없었다.
"죄송합니다."
침묵을 깨고 샬이 사과한다. 자신이 분위기를 무겁게 민든 것을 깨달은 것이다.
샬은 마음을 바꾸고 그라베에게 보고를 계속했다.
"전투에서 격파당한 기체는 한 대를 제외하고 전부 빔의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에 폭파 또는 해체가 필요합니다. 단, 이만한 숫자를 처리하는 대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보조작은?"
"베다에 의해 기상정보 관리 센터에 개입했습니다. 동시에 AEU군 본부에 가짜 통신도 보내 두었습니다. 개요는 이러합니다. 이 근처 지역에서 큰 용오름이 발생하여 헬리온 부대는 일시적으로 불시착. 현재 문제는 없지만 만약을 위해 기체의 안전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헬리온 부대는 일시적으로 불시착 해야만 한다. 혹시나 '피해가 있다'고 보고한다면 구조부대를 보낼 것이다. '헬리온 부대는 미션에는 늦겠지만 무사하다'고 보고하는 것만이 시간적으로 유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알겠다."
"파괴한 헬리온에게선 건담의 존재를 알릴 가능성이 있는 파츠를 회수할 것입니다."
힉서가 '걷어차인 장갑도'라고 덧붙였지만 샬은 무시하고 보고를 계속했다.
"남은 것은 파츠단위로 분해하고 이 부근의 무기상에게 어둠의 루트로 넘기겠습니다. 소대 3개 규모의 모빌슈츠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군도 필사적으로 찾을 태지만, 파츠 단위로 분해되어 어둠의 루트로 흘러갔다면 부족한 부품이 있더라도 전부 파악하는 것은 힘들겠죠."
그라베는 자신이 격추시킨 헬리온에게 시선을 돌렸다. 스텔스 시트 안에선 이미 이안이 해체작업을 개시했다. 그 옆에서는 모레노가 파일럿의 시체를 조사하고 있다. 살아있는 자는 없을 것이다. 전투가 끝나자 마자 그라베가 스스로 확인한 것이다.
혹 살아있는 자가 있다고 해도 모두가 오기 전에 스스로 처분할 셈이었다. 조직의 비밀을 지켜야만 한다. 그것을 위해 생존자를 살려 두어서는 안된다, 그 '꺼림찍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만큼 그는 무신경하지 않았다.
"정말 큰일이야. 이 다음은 고물상한테 부품을 팔아넘기는 건다. 나는 수하물 운전수. 좀 봐줬으면 하는데~. 일손이 부족한건 알고있지만 나는 이래뵈도 긍지높은 전투머신의 파일럿이라고."
"미안하군."
그라베는 작은 목소리로 사죄했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일어난 사태는 아니었지만 힉서의 블쾌함도 나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아, 괜찮아, 곤란할 때는 서로 돕고 살아야지. 그라베를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도와줄게, 팔을 걷어붙이고."
"그래."
그 때, 그라베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대답했다. 하지만 나중에 그것을 깊이 후회하게 되리라고는 그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다른 멤버들과 떨어진 그라베. 그는 이곳에서 임무가 한가지 더 있었다.
건담 마이스터 후보 중 하나인 닐 디란디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서이다.
사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어린 시절 테러에 의해 가족을 잃었다고 한다. 지금은 남동생만이 남아있다.
테러를 혐오하는 그는 분쟁 근절을 내세운 솔레스탈 빙에게 있어 이상으로도 합격이라 할 수 있으리라.
능력으로도, 그는 스포츠 사격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있었다. 그 뒤로도 사격 실력을 살린 일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모빌슈츠 조종에 있어서는 미지수지만,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GN-002 듀나메스의 마이스터로 적합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 기체는 사격전에 특화되어 있다.
스카우트 한 뒤 수 년동안 훈련한 뒤 최종적인 적성이 밝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흠잡을 데 없는 후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료상의 이야기일 뿐."
실제로 본인을 미행하며 확인한다.
그것이 그라베의 임무였다. 이번은 사전조사이며 본인과 접촉할 예정은 없으며, 어디까지나 그 행동을 감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타겟인 닐은 현재 그라베의 수 미터 앞에서 걷고있었다. 그라베는 들키지 않도록 그의 뒤를 쫓아갔다.
이미 세 시간 정도 닐의 행동을 감시했다. 그렇게 알게 된 것은 그가 사람들에게 호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소중히 여긴다. 짧고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알 수가 있었다.
그가 스카우트 된다면 마이스터 사이의 연대감을 높는 데 상당히 유리할 것이다.
자료로는 알 수 없는 인간성에 대해 그라베는 마음 속으로 메모했다.
이것은 중요한 일이다.
베다로서는 알 수 없을 인간적인 부분을 평가하기 위해 그는 스카우트 행동을 하고있는 것이니까.
"......!"
갑자기 그라베의 발이 멈췄다.
그는 프로다. 미행상대에게 자신의 존재를 들키는 일은 없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미행당할 경우에도 바로 눈치챌 수 있다.
상대가 초보자라면 더욱이.
"어이 그라베 녀석, 멈춰섰는데."
"타겟을 놓친건가?"
"근데 그 타겟은 누구지. 도통 모르겠네."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라베가 돌아보자 거기에는 힉서, 이안, 모레노가 있었다.
세 사람 모두 짙은 색의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그것을 변장이라고 한다면 너무나도 서글퍼진다.
"무슨 속셈이지."
그라베는 세 사람 앞에 서서 물었다. 목소리에 분노는 없다. 그는 항상 냉정하다.
"아니, 새로운 마이스터가 어떤 녀석일까 해서……"
힉서가 변명한다.
"마이스터에 대해 아는 것은 설령 그것이 후보라 해도 기밀유지 의무 위반이 된다."
그것이 정식 마이스터에 가까운 존재라면 그 죄는 더욱 무겁다.
베다가 이 사실을 안다면 셋 모두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혹시 베다는 이미 알면서 그 셋이 마이스터 후보의 기밀에 다가가는 것은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고 내버려둔 건지도 모른다.
"그라베의 일을 도와주고 싶었거든. 어디까지나 친절한 마음에 말이야. 그런데 저 앞에 있는 글래머러스한 레이디가 타겟인거 맞지. 자, 미행을 재개해 보자고!"
걸어나가려는 힉서의 팔을 그라베가 붙잡아 멈춰세웠다. 힉서는 붙잡힌 팔의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아야야야."
"정말이지……"
한숨을 뱉고, 그라베는 장소를 바꾸자고 말했다. 사람들 앞에서 미션과 관계된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뒷골목으로 이동한 뒤 그라베가 입을 열었다. "무슨 속셈이지."
말투는 여전히 냉정했다. 분위기를 잘 읽지 못하는 사람이 듣는다면 그라베가 화내고 있지 않다고 착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물론 그는 화내거 있었다.
큰 소란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이 의심스러운 삼인조와 접촉한 시점에서 더이상 닐을 미행하는 것은 무리다.
"그라베의 작업을 도와주고 싶었거든."
"네녀석은 전투머신 파일럿이잖아? 정보임무 담당이 아니지, 아닌가?"
힉서는 풀이 죽어 대답했다.
"우리는 AEU 출신이니까. 도움이 될거야."
그렇게 말한 이안도 그 말로 그라베를 납득 시킬 수 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라베가 차가운 시선을 보내자 곧바로 철회했다.
"미안, 힉서가 권유해서 말이야."
"앗, 치사하게, 나한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사실이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동료끼리 물어뜯지 마라."
말다툼 직전의 이안과 힉서를 모레노가 말린다.
"정말 미안하다. 우리도 신경쓰였거든. 어떤 동료가 들어오게 될지. 그렇지만 이번에는 너무 나갔나 봐. 면목 없다."
모레노의 사과에 맞춰서 힉서와 이안도 머리를 숙였다.
그라베는 그들을 바라보며 뇌리를 스쳐지나간 질문을 입에 올렸다.
"샬 아쿠스티카는 어디있지?"
스스로도 어째서 자신이 그런 것을 물었는지 알 수 없었다. 진지한 성격인 그녀가 이런 일에 참가할 리가 없는데 말이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샬은……" 대답한 것은 이안이었다. "그녀는 새로운 마이스터와 만나고 싶지 않은거야."
이유는 그라베도 알고있다. 샬은 예전에 동료를 잃은 적이 있다. 그래서 새로운 동료와의 만남을 두려워 하는 것이다.
(혹시 닐이 마이스터가 된다면 샬의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을까?)
한 순간 생각해 봤지만 바로 그 생각은 버렸다. 마이스터는 영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한다. 한 사람의 상처입은 여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래도……)
그라베는 닐이 마이스터가 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 날, 기지로 돌아온 그라베는 마이스터 후보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몇 시간만에 두 개의 레포트를 써냈다.
그 중 하나는 <닐 디란디는 건담 마이스터에 어울리는 인재라 여겨진다>라는 스스로의 감상으로 결론을 지었다.
완성된 두 개의 레포트를 자신의 전용 단말을 통해 베다에게로 보낸다.
몇 초 뒤, 베다로부터 자료를 정밀히 조사한 자료가 들어왔다.
'닐 디란디를 건담 마이스터 최유력 후보로 한다.'
그 대답에 안심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레포트에도 회답이 있었다.
'라일 디란디 또한 후보로서 조사를 계속한다.'
사실 그라베는 닐의 동생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었다. 허지만 양쪽을 모두 스카우트 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라 진언하였고, 이미 받아들여져 있었다. 두 사람에게는 감정의 골이 있다. 허지만 마이스터 후보는 하나라도 많은 편이 좋다. 그것을 위해 조사를 계속하는 것이다.
혹시나 라일이 스카우트 된다고 하면 그것은 닐이 먼저 리타이어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혹은 형제간의 의식이 바뀌어 양쪽 모두 마이스터로 활약한다, 그런 사태도 있을지 모른다.
두 사람의 디란디가 함께 건담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그라베는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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